체인 갱 올스타전은 국가가 승인한 민영 기업의 CAPE (형사 범죄 처벌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다루고 있는데 사형수 등의 중범죄자들이 '자신의 의지로(?)' 출연하여 상대방을 죽이는 데스매치에서 이기면서 3년을 버티면 자유를 얻을 기회를 준다는 시스템이다.
초반에 용어나 배경 설명 없이 다짜고짜 배틀을 묘사하는 바람에 도대체 무슨 얘기인지 갈피를 잡기가 어려웠는데 도입부가 지나자 친절하게 계급이나 운영 방식 설명이 나와서 비로소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조금 더 일찍 설명해 줬으면 좋았을 걸...
내용을 조금 더 설명해 보면 배틀에 참여하는 범죄자들은 각각 자신들이 소속된 '체인' 에서 함께 이동하면서 이동 중에 만나게 되는 다른 체인의 멤버('링크')를 죽이거나 심지어 자신이 속한 체인의 링크들을 죽이면서 포인트를 쌓아 나간다. 그리고 그들의 모든 생활은 일반인 시청자들에게 실시간으로 모두 방송된다.
민영화된 교도소 입장에서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애 얻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극적인 환경을 계속 조성하게 되고 시청자들은 점점 이러한 폭력에 무감각해지게 되는 악순환이 진행되는 것 같다.
배틀에 참가하는 재소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들이 과연 자신의 의지로 참여한게 맞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재소자의 대부분이 흑인 또는 유색인종이라는 점과 교도소 내에서의 인권 유린 등등의 불평등한 환경 내에서 스스로 배틀에 참여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한 것은 아닐지. 그래서 비록 범죄자들이지만 상대방을 죽이는 것이 그들에게도 그렇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수 없는 고뇌를 가져다 주는 듯 하다. 배틀 참여자들의 자살률이 높다는 것이 이를 잘 나타내 준다.
세상의 편견을 나타내기 위해 흑인 주인공과 성소수자를 내세운 것 같은데 솔직히 나에게는 크게 공감되지는 않았다. 그러한 배경이 아니더라도 그저 그러한 환경에 내몰린 한 사람의 고뇌와 감정이 충분히 전달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리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전사이지만 실상은 교도소에 수감된 범죄자. 과연 살아남아 자유를 얻어서 사회로 돌아가게 된다면 대중들은 그를 어떻게 받아들일까가 조금 궁금해진다. 내 이웃에 살인자가 산다는 것을 과연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이리스 이벤트에 당첨되어 황금가지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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